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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UCC 광고제작 생각보다 힘드네"

엽기적 장면ㆍ저작권 걸려 심사 어렵고 공모전 기획ㆍ마케팅 등 비용 만만찮아...

"우리 브랜드로 직접 만든 광고를 보내 주세요."
최근 뜨는 이 같은 UCC(사용자제작콘텐츠) 공모전들을 보면서 ’거저 먹기’라고 느꼈다면 생각을 고쳐 먹는 게 좋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브랜드로 만든 소비자들의 동영상을 모으고,괜찮은 것을 뽑아 상금을 주면 끝이니 편한 거 아니냐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손쉽게 광고를 만들겠다는 욕심이 반대로 비효율과 고비용을 불러오기도 하니, 세상에 공짜는 없는 모양이다.

지난 26일 뉴욕타임스는 한 업체 UCC 광고 공모전의 험난했던 과정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보여줬다. 미국 식품 브랜드 하인즈는 최근 사용자 창작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광고 공모전을 열었다. 소비자가 자신이 창작한 기발한 광고를 올려주면 수상작을 뽑아 5만7000달러를 주겠다는 조건도 걸었다. 소비자가 매일 쓰는 상품인 만큼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광고가 기성 광고보다 먹힐 거란 계산이었다.

호응이 없진 않았지만 문제는 내용이었다. 한 10대 소년은 케첩을 크림처럼 얼굴에 바르고 눈에다 피클을 넣었다. 한 참가자는 케첩으로 이를 닦고 면도를 했다. 공모전을 기회 삼아 기업에 대해 ’싼 노동력’이라느니 ’게으르다’느니 정치적 낙서를 한 경우도 있었다.  튜브에서 1만2800여명이 본 한 공모작의 마지막 장면은 누런 치아가 거슬렸고 광고 기획자들은 고개를 저어야 했다.

370개 공모작이 심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불쾌한 장면 외에도 30초란 시간 제한을 못 지켜서, 광고와는 아무 상관이 없거나 저작권에 걸리는 음악을 쓴 탓이었다. 하인즈는 이들 중 5개를 뽑아 쓰기로 했지만 광고 책임자는 9월 텔레비전에 방송할 만한 작품을 고르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인즈처럼 소비자 제작 콘텐츠를 홍보에 쓰려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도브와 지프 등의 도전은 어느 정도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자사 광고를 소비자들이 창작하도록 맡기는 일이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비용과 시간 소비를 늘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은 기업들은 광고전을 계획하고 인력을 고용하며 광고전 자체를 홍보하는 데만 몇 달을 소비했다.

하인즈는 공모전을 위해 인기 텔레비전 쇼 ’아메리칸 아이돌’ 즈음에 광고를 내보냈다. 뉴욕타임스에도 홍보물을 싣는가 하면 모든 케첩 병과 포장지에서 라벨을 바꿔 달았다.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소비자 창작 영상물을 활용하느라 많은 돈을 썼다. 자레드 도허티 펩시코 대변인은 "이러한 대회는 광고비 절감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펩시코는 도리토스 광고 공모전을 홍보하는 데 한 달간 130만달러를 썼고 5개의 결선 진출작에 1만달러의 상금을 제공했다. 지난 2월 이들 광고를 텔레비전에 방송하는 데는 2년 만의 사상 최고인 800만달러를 들이기도 했다.  

많은 관심을 모은 공모의 결과는 어땠을까. 카일이라는 여성의 비디오가 후보에 올랐다. 그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난 뒤 공원에서 찍었다. 놀이터에서 케첩 병을 갖고 아이처럼 놀다가 소리 친다. "넌 내게 정말 많은 의미가 있어."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햄버거 위에 케첩을 뿌리고 먹는 내용이다.

케첩으로 이를 닦고 면도했던 댄 버크는 야만적인 내용이야말로 차별화를 이루는 조건이라고 믿는다. 상금을 받으면 레슬링 강습비에 쓰겠다는 그에게 하인즈 케첩의 의미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인즈를 비롯 UCC를 꿈꾸던 기업들은 공모 과정에서 수많은 소비자들과 쌓은 특별한 기억과 유대감을 더 큰 성과로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하다.

[ 2007-05-30 | 작성자 : 김유미 | 출처 : 한국경제 ]

2007/06/11 14:06 2007/06/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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