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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브랜드는…작명의 美學



회 사원 김철수 씨는 ‘일등(Ace)’ 침대에서 일어나 ‘비둘기(DOVE)’로 세수를 한 다음 ‘탄력소(엘라스틴)’로 머리를 감았다.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우유’를 한 잔 마신 뒤, ‘전진(아반떼)’을 타고 출근을 한다. 오전에 ‘화를 잘 내는’ 미피(Miffy)와 ‘안녕, 아기 고양이’ 헬로우키티(hellokitty)의 제품 비교로 인터넷 서핑을 한다. 쉬는 시간 ‘남자는 항상 지나간 추억 때문에 사랑을 기억한다’(말보로)를 피우고 싶었지만 마침 떨어져 동료에게서 그냥 ‘그녀들’(에쎄)을 빌려 피우고 머리가 아플 때는 ‘미식가의 선택’(테이스터스 초이스)을 한 잔 마신다.

현대인은 하루에 1500개 이상의 제품과 접촉한다고 한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처럼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제품 이름도 있는가 하면 열 번을 듣고도 기억 못하는 제품들도 허다하다. 매일 사용하는 제품의 속뜻은 고사하고, 표면적인 의미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 브랜드, 그 의미도 변화한다=우리가 흔히 부르는 제품명은 브랜드명을 뜻한다. 브랜드라는 단어는 태생부터 지금까지 여러 번의 진화를 겪었다. 브랜드는 본래 낙인이라는 의미다. 자신이 소유하는 가축과 타인의 것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소유’를 가려주는 용도로 사용됐다.


이후 대량 생산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유보다는 누가 생산한 것이냐가 중요하게 부각됐다. 어린 시절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메이커 운동화를 사달라고 졸라본 적 있는 어른들이라면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메이커’라는 단어를 기억할 것이다. 이때의 브랜드는 메이커와 동일한 의미였다.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정보, 기술의 격차는 줄어들었고 이때 유일한 차이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감성뿐이었다. 기업들은 제품이 가진 감성의 차이에 호소하면서 브랜드의 의미는 사람들이 가진 제품에 대한 연상의 총합계로 변화했다.


▶이름은 제품의 콘셉트를 담는 예쁜 그릇=비아그라는 화이자의 운명을 결정지은 이름이다. 이름은 제품의 콘셉트를 맛있게 전달하는 그릇이며, 브랜드 콘셉트는 언어적ㆍ감성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정체성이다.

삼성전자의 제품들은 제품 개발 프로젝트명이 그대로 제품명이 된 경우가 많아 이름만 들어도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다. ‘깐느’는 영화 화면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된 TV로 자연스럽게 영화를 대표하는 지역인 ‘칸’이 이름이 됐다. 또 ‘얇게 더 얇게’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스킨폰’ 역시 프로젝트명이 애칭이 된 경우다. 피부처럼 ?게 만들겠다는 제품의 콘셉트와 목표가 들어있는 이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제품명은 주로 프로젝트 이름이나 프로젝트 당시의 애칭이 많다. 프로젝트명에는 이미 제품의 콘셉트와 특성 등이 다 들어가 있어 마케팅할 때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윌이라고 불리는 한국야쿠르트의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은 헬러코박터 파일로리균 박멸 프로젝트라는 제품 개발 당시의 내용을 반영해 이름을 그대로 지었다.

‘오늘의 차’는 늘 가까이 두고 즐길 수 있는 혼합차라는 콘셉트를 담고 있는 제품이다. ‘오늘의 커피’ ‘오늘의 메뉴’ 등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표현을 활용해 기존의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되면서도 낯설지 않은 이미지를 구현했다.

우 리가 익숙한 자동차 이름도 여러 의미를 갖고 있다. 액티온은 ‘Active+On-road’ 그리고 ‘Action+Tachyon(타키온:빛보다 빠른 가상의 소립자)’으로 항상 적극적이고 활발하고 생기 있는 20대의 모습을 표현한 단어다. 에쿠스는 개선 장군, 오피러스는 오피니언 리더를, 그랜저는 웅장함을 뜻한다.

하지만 모든 제품명이 콘셉트를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우연히 느낌이 맞아 지어진 이름도 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서영필 대표가 자신이 좋아하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에서 따왔다.





▶브랜드 작명의 세 가지 유의 사항=보호받을 수 있는가? 침해하지 않았는가? 부정 현상이 없는가?

‘辛당동 장독대를 뛰쳐나온 떡볶이 총각의 맛있는 프로포즈’ ‘계란에 부쳐먹으면 정말 맛있는 소시지’ 등 요즘 식품업계에서는 긴 스토리가 그대로 담긴 이름이 유행이다. 긴 이름이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서 인터브랜드의 박상훈 사장은 ‘상표권 침해 방지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너무 많은 제품이 출시돼서 새로운 이름 창출이 어렵다.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으려다보니 점점 길어지고 있다. 또 긴 이름은 그 속에 제품에 대한 스토리를 집어넣을 수 있어 제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네 이밍 유의사항의 두 번째는 ‘부정 현상이 없는가?’다. 예를 들어 ‘모닝가스(Morning Gas)는 영어로 하면 방귀라는 뜻이며, ‘노바’라는 자동차는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은행(wooribank)’은 ‘워리뱅크’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불릴 수도 있고, 다른 은행들이 자신들의 은행을 뜻하는 ‘우리’라는 표현이 다른 동업자를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은행 간 설전과 소송이 오가기도 했다.

‘작고 귀여운 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의미를 가진 중고생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인 ‘티니위니(teenieweenie)’는 영어권 국가에서는 가능하면 입지 말아야 한다. ‘성기’를 뜻하는 속어이기 때문. 또 독일어로 최고, 정상이라는 뜻을 가진 지펠(Zipfel) 역시 똑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삼성은 서둘러 F를 빼고 ‘Zipel’로 철자를 달리했다.

이와 더불어 이름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를 우선 알아봐야 한다. 상표 등록에 보통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만일 다른 회사에 있는 이름이거나 부정 현상을 가진 이름이라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변리사를 통해 이름을 어떻게 만들지, 침해는 없는지 정확히 법적 강구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에서는 부정 단어, 부정 상표 등을 걸러내는 내부 데이터베이스망을 구축하고 있다.  2007-07-02 | 작성자 : 김선희 | 출처 : 헤럴드경제  Source: www.adic.co.kr




2007/07/02 23:31 2007/07/0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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